카이세리 공항에서 1시간여 버스를 타고 호텔에 짐을 풀었다.
방에서 쉬고 있을 무렵 아약스와 토트넘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경기가 시작되었다.
당시 좋지 않은 인터넷 사정으로 2:0으로 토트넘이 지고 있다는 소식만 전해 들었다. 숙소로 올라갔을 때 갑자기 2:2로 동점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는 얼마 안되서 2:3으로 토트넘이 이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믿기 힘든 결과와 승리소식이었다. 축구경기가 얼마나 박진감이 넘쳤을지 궁금했다. 그날 토트넘을 챔피언스리그 결승점으로 올려놓은 루카스 모우라는 헤트트릭을 장식했다.
잠깐 터키와 축구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터키인들은 축구를 사랑한다. 터키의 쉬페르 리그 (Süper lig) 는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관중들 또한 열광적이다.
한국인들에게 터키와 축구를 생각하면 2002년 월드컵이 떠올려질것이다. 2002년 터키는 48년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다. 게다가 그곳은 형제의 나라이다. 형제의 나라하니까 당시 가이드로부터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터키인들에게 한국은 피로 맺어진 형제의 나라이다. UN이 한반도에 대한 군사지원을 결정한다. 16개 나라가 파병을 결의하게 되고 터키는 한국전쟁에 연합군으로 천여명이상 참전하게 된다. 터키는 한국의 피로 맺어진 형제의 나라이다. 한국 전쟁이후 한국은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루었다.그리고 1988년 올림픽을 대한민국 서울에서 개최한다. 터키는 올림픽에 참석한다. 형제의 나라에서 개최하는 올림픽, 그들에게 감회가 남달랐을 것이다. 그들은 분명 피를 나눈 형제의 나라에서 환영을 받을 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의 무관심과 국민들의 무관심에 매우 실망한다. 심지어 고위 정부 관계자는 "이제 한국에 대한 짝사랑은 그만두자"고 말했다고 한다.
2002년 터키는 1954년 이후 48년만에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 형제의 나라에서 치뤄지는 월드컵에 그들은 4강신화를 이루게 된다. 월드컵 본선 C조 터키는 브라질과 경기를 치루는데 당시 주심은 김영주 주심으로 한국인이었다.
그런데 김영주 주심은 이날 후반전 41분께 터키의 수비수 알파이가 골 에어리어 안에서 브라질 공격수 루이장의 옷을 잡아당기며 넘어뜨리게 된다. 그러자 주심은 알파이에게 퇴장명령을 내리고 브라질에게 페널티킥을 주었고 그결과 역전패를 당하게 된다. 김주심은 이어 경기종료 직전에는 브라질 선수 히바우두가 터키 선수 하칸 윈살이 찬 공에 맞은 대목을 하칸의 고의적 행위로 판단, 하칸을 역시 퇴장시켰다.(프레시안,2002.06.04) 결국 2:1로 터키가 지게 된다. 가이드에 따르면 터키인들이 상처를 받았고, 더이상 한국을 형제의 나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분노 했다고 한다.
결국 터키는 준결승전에서 브라질에서 1:0으로 패한후 3.4위 전에서 형제의 나라 한국과 맞붙게 된다.
당시 붉은 악마 응원단은 터키가 한국의 피로 맺어진 형제라는 사실을 전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경기전에 터키 국기를 나눠주고 태극기와 함께 흔들기 시작한다. 경기중에 대형 터키국기를 펼쳐 흔드는 퍼포먼스를 한다.
이 광경을 본 터키인들과 선수들은 감동을 받는다. 현지 언론들은 형제의 나라에서 받은 감동들을 그대로 전했다고 한다. 어찌보면 축구하나로 희비일비 하는 터키인들이 단순해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단순함은 순수함 그자체이다.
그리고 2017년 10월 27일 한국전쟁 당시 고아가 된 어린 소녀와 터키군인과 인연에 대한 감동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가 개봉한다. '아일라' 라는 영화이다. 이 영화가 터키내에서 528만명 흥행을 기록한다. 많은 터키인들이 이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 순례중에 만나는 터키인들마다 한국전쟁, 2002년 월드컵과 이을용 그리고 아일라 봤냐는 이야기로 행복해 한다.
다시 순례여정 이야기로 넘어가고자 한다.
이튿날 아침, 기분좋게 일어났다.
호텔 조식을 먹다가 하늘로 떠오른 열기구들을 보았다. 한 두대 정도 였는데 설레였다. 처음보는 광경이기 때문이다.
처음 보는 광경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셀레이게 한다. 그리고 두렵고 무섭게 하기도한다. 그러나 적어도 여행이라면 익숙한데서 탈피하는 것도 좋다. 익숙함은 우리로 무언가를 능숙하게 하고 안정감을 주지만, 익숙해진다는 것은 그만큼 설레임이 사라진다는 것이기도 한다.
갑바도기아에서 볼 수 있는 장관(壯觀)은 수 백개의 열기구가 떠오르는 모습이라고 한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여행지가 갑바도기아이다. 그 중에서도 열기구를 타고 갑바도기아 지상에서 맞이하는 일출이라고 한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죽을 날이 멀었다고 생각을 하셨는지, 우리에게는 열기구를 타고 갑바도기아의 장관과 일출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나중으로 미루셨다. 어째든 오늘이라는 하루를 주시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이고 인자하심을 베푸신 것이라고 믿는 것이 그리스도인들에게 제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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