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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한 기대 (삶)/책과 삶

역사의 역사를 읽고.. 아쉽다...^^

by 바울과 함께 걸었네 2018.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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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작가의 '역사의 역사'를 읽고...

아쉽다. 

개인적으로 유시민작가를 좋아하기에 그의 책을 기다렸고 예약을 하여 책을 구입했다. 

책을 읽고난 아쉬움을 몇자 적어본다. 

1. 먼저 유시민 작가가 너무 역사를 쉽게 대했다. 역사의 역사라는 거창한 제목을 내걸고서는 그가 읽은 책을 분석해 내고 전달해주는 역사 교양서적에 불과했다. 틈틈히 언급된대로 역사가는 그저 탁월한 이야기꾼에 불과하지 않다...

역사가에게 중요한것은 자료다. 그는 분명 역사서술의 역사(History of Writing history) 라는 제목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 그러나 그가 사용하는 자료들은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 외에 역사책들을 번역해 놓은 것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 즉 치밀하게 원서를 다루거나 그것을 가지고 고민한 흔적이 보이질 않았다. 차라리 역사책이라기 보다 그냥 역사책을 읽고 독서감상한 교양서적이다. 물론 그의 책 서론에 이런 고민은 담겨있다.    

이책은 역사학자가 아니라 역사가를 역사 이론서가 아니라 역사서를 주로 다룬다. (중략) 이 책에서 다룬 역사서들을 읽으면서 나는 흥미로운 역사의 사실을 아는 즐거움을 얻었고 사실들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는 기쁨을 누렸다. 그러나 그보다 더 귀하게 다가온것은 저자들이 문장 갈피갈피에 담아둔 감정이었다......(p.17)

다시말하면 역사학이라는 기준으로 이 책을 접근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차라리 제목을 '역사의 역사' 라기 보다... '역사를 읽는 즐거움' 정도로 바꾸면 어땠을까? 


2. 그리고 다양한 역사사관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위해서 다양한 역사서들을 보여주는 것은 좋지만, 일정한 흐름도, 분류도 없어서 덕분에 역사적 흐름이나 관점의 모호함이 확연히 느껴졌다. 서양사학과는 반대로 한국의 대표 역사학에 대해서 민족주의 역사학만을 다루며 그 시선을 좁힌것은 그저 아쉽다. 역사의 역사라는 좋은 제목을 잡아놓고 내용은 뭐랄까 교양서적들이 주는 아쉬움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책이라 아쉽다. 말하자면 역사를 너무 쉽게 대했다.  

그러나 그런 아쉬움을 감안하고 쓰여진 책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저자의 집필의도를 살펴보면 알수있는데, 저자는 집필방법에 관하여, 인간란 무엇인가를 라는 질문을 품고 시간과 역사의 흐름을 다라 역사를 보는 관점과 서술의 방법의 변화를 살폈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사실과 정보의 역사, 과학의 발전의 역사, 인간 사회와 공동체의 변화의 역사를 대표적인 역사서를 골라 분석하고 정리해주고 있다. 이것은 저자의 에필로그 말미에서 표현대로 이 책을 패키지 여행에 비유하고있다. 즉 자유롭게 역사서술, 즉 역사책 여행을 다닌 것이다. 전문역사 이론 책이 아니니 유시민작가의 역사관이나 그 사관의 맥을 가지고 그 흐름과 분류를 통해 얻는 무언가를 바라고 읽은 이들은 아쉬움을 느낄수 있다.   


3.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건 평소 그의 책이 주는 시원한 분석과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통찰력이 보이지 않아 그게 아쉽다. 사실 필자는 역사의 문외한이다 교회사를 전공한것 외에 역사에 대해서 제대로 공부해본적도 없다. 그래서 이책의 역사에 대한 유시민 작가의 관점에 대해서 그리고 그 생각들에 대해서 반론하고 날카롭게 비판할 마음은 없지만, 저자는 역사와 역사학, 역사서에 대한 그의 정의와 이해가 궁금했다. 

역사 서술은 사실을 기록하는 작업이자 사회 변화의 원인과 과정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활동이며 어떤 대상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만드는 창작행위이기도하다 성실한 역사가는 사실을 수집해 검증하고 평가하며 중요한 역사의 사실을 정확하게 기록한다. 뒤어난 역사가는 사실들 사이의 관게를 탐색해 역사적 사건의 인과관계를 밝혀 내며 사회변화를 일으키는 동력과 역사 변화의 패턴 또는 역사법칙을 찾아낸다..... 나는 역사가 문학이라거나 문학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훌륭한 역사는 문학이 될수 있으며 위대한 역사는 문학일수 밖에 없다고 믿는다......

역사의 역사는 저자의 표현대로 역사적 사실을 기록하거나 과학적으로 분석하며 연구한 연구서가 아닌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애써 그는 애써 역사와 문학의 관계와 그 구분을 애매하게 정해놓았다. 그의 표현대로 역사가들은 성실하게 자료를 수집하여 사실과의 싸움을 긴 시간동안 해낸 사람들이다. 그런데 역사학과 그 책들을 교양수준의 문학 서적으로 만들어 놓았다는 아쉬움이 크게 든다.


평소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그가 많은 방송으로 인해 바빴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나와같이 유시민작가의 탁월한 분석력과 통찰력이 농축된 역사책이라고 생각하고 책값을 지불한 독자들에게 잘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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