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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한 기대 (삶)/신뢰의 길

오징어 게임속 세상, 기독교는?

by 바울과 함께 걸었네 2021.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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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봤다.
정주행한 것은 아니다 잔인하거나 비위가 상하는 장면이 나오면 몸서리치듯 재빨리 넘기며 보았다.
모 신문 논평에서 4,5,6 번에 의미를 실어서 쓴글을 읽어봤다. 그래서일까? ㅋㅋ 4,5,6화는 잔인한 장면들 때문에 거의 건너뛸수 밖에 없었다. 1화~3화는 배경을 알아야하니 참고 보았고…^^;; 결국 그나마 좀 괜찮은? 7화부터 보았다.
(비위가 약하시거나 잔인한 장면 못보시는 분들 참고하시길...)

오징어 게임을 본 소감을 남겨보고자 한다.

이 드라마에서 사용한 요소들안에
그리스도인으로서 몇 가지 생각해볼만한 것들이 있었다.

먼저 오징어게임속 세상은 사람이 부재한 자본주의 세상이다.

오징어게임의 세상은 자본주의세상을 상징한다.
사람의 목숨을 돈으로 값어치를 매기는 세상말이다.
456명이 게임에 참여하여 최종우승자가 받게될 상금은 456억이다.
그럼의미에서 456억은 456명의 목숨값이다.

드라마 속 세상은 철저히 구원자가 아닌 자신을 믿고 살아가야하는 세상이고 돈더미가 있는 하늘을 보며 사는 세상이다.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게임들은 추억속의 게임들이다. 필자도 했던 게임들이다. 저녁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운동장 한켠, 골목 한켠에서 했던 게임들 그런데 그 추억속의 게임이 곧 생존 게임 이다. 그 추억의 게임들을 해본 사람들은 30~40대 지금 이제막 사회의 초년생들부터 결혼하여 세상을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이다.
말하자면 게임속 세상은 지금 MZ 세대들이 살고있는 세상이다.
과거를 추억하고 옛날을 추억하면서 레트로 감성에 젖어사는 이들 그러나 어느덧 정신 차려보니 지금 전쟁터에 있다. 옛 분위기의 카페, 추억의 장소를 찾아 그곳에서 커피한잔 하고 나오면 즉시 생존 게임이 시작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생존게임 위에 있는 것이다. 그것이 절묘하게 오버랩되고 있다.

그곳에서 살면서 얻는 소위 내 주머니에 들어오는 월급들은 누군가의 목숨 값이다.
게임속에서 처절하게 신음하며 죽어가는 이들의 목숨값 인셈이다. 자본주의라 함은 돈에 의해 굴러가는 세상이다. 돈에 의해 생존이 결정되는 세상말이다.
이런 세상에서 구원자(예수)는 없다.

드라마는 흥미롭게도 예수로 시작해서 예수로 끝난다

기훈(이정재) 의 냉소가 가득한 첫마디가 기억난다
‘예수 안믿어요.’

예수가 없는 오징어 게임속
지옥과 같은 현실

기훈이 최종 승자가 되어 세상에 던져졌을때
제일먼저 들었던 말
‘예수 믿으세요…’

이렇듯 드라마 속 세상은 철저히 구원자가 아닌 자신을 믿고 살아가야하는 세상이고 돈더미가 있는 하늘을 보며 사는 세상이다.
돈이 곧 하늘이고 살아야할 가치 그자체이다.
자본주의 세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런 세상에 믿음이란 가치가 의미 있을까
그일을 겪고도…. 아직도 사람을 믿는가?

이런 일들을 겪고도 아직도 예수를 믿는가?
그저 현실을 반영한 드라마속 세상이 우리에게 그렇게 묻는것 같다


둘째 오징어 게임속 세상은 아버지가 부재한 잔인한 세상이다.

오징어 게임의 주인공들은 인생의 막장을 살아가다가 온 이들이다.
456명이 어쩌다 오징어게임 세상에 오는 지는 알려주진 않지만 짐작이 가능하다. 1화에서 피비린내 나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이후에 다수결에 의해 다시 자신들이 살고있는 일상으로 되돌아온다.
그러나 현실이 더 지옥이었다. 게임속 세상에서 진동하는 피비린내보다 현실이 더 참혹하고 잔인한 냄새가 난다.
그들은 다시 오징어게임의 현장으로 들어온다.
게임이 진행하는 동안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들을 시작한다. 그런데 그곳에 소개된 인물들에게서 아버지라는 존재는 없다. 기훈(이정재)에게는 병든 홀어머니가 상우(박해수)에겐 시장에서 일하는 홀어머니들이 있다. 새벽(정호연)은 새터민이다. 남동생은 보육원에 있고 아버지는 강을 건너다가 총에 맞아 죽고 어머니는 북한에 끌려갔다. 새벽과 함께 구슬치기에서 팀을 이룬 지영(이유미)은 기독교인들에게 적개심을 품고있다. 그는 어릴적부터 목사인 아버지에게 가정폭력을 시달리고 성폭행을 당한다. 결국 목사인 아버지를 죽인다. 오징어 게임속 세상은 철저히 아버지가 부재한 세상이다.

그런데 아버지가 부재한 세상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얼마전 읽은 중앙일보 김정운의 논평에서 이런 문장을 본적있다.
"유럽에서 ‘아버지’는 전통·권위를 포함해 젊은이들을 억압하는 모든 종류의 윤리와 도덕을 일컬을 때 쓰는 단어다.
68세대가 그랬고, 히피가 그랬다. 서양의 모더니티는 끊임없이 ‘아버지를 죽이는 과정’이었다."

위의 글처럼 역사속에서 아버지는 전통과 권위의 상징이며 윤리와 도덕을 일컫는다. 어쩌면 진리 그 자체를 의미하기도한다. 또한 예술에서 아버지라는 존재는 뛰어 넘을수 없는 무언가다. 절대적 존재이다. 예를 들어 음악의 아버지 바흐는 뛰어넘을수 없는 절대적 가치를 지닌 존재가 되는 것이다. 종교에서 아버지는 하나님이다. 전능하신 하나님을 말한다. 통치자이면서 온 우주를 다스리시는 분이다. 뿐만아니라 하나님은 아버지로서 인격적 존재 우리와 소통이 가능하신 인격자 이다.

그러나 포스트모더니즘은 절대적인 가치나 진리를 해체한다. 상대화 시킨다. 과학과 합리라는 이름아래에서 신앙은 무의미한 것으로 신앙의 대상인 신존재를 철저히 부정한다. 소위 서양의 모더니티의 아버지를 죽이는 과정이라고 할수 있다.
그런의미에서 우리는 현재 아버지의 부재속에서 살고있다. 아니 배제한체 살고 있다.

오징어게임속 세상 역시 철저히 아버지가 부재하고 있다. 인격적 존중 뿐아니라 자비가 없는 세상이다.
윤리와 도덕적 가치가 통하지 않는 세상이다. 하나님이 부재한 세상이다. 드라마속에서 기독교라는 요소는 비아냥과 조롱의 대상이다. 심지어 그곳에 등장하는 종교인은 사이비 신도처럼 행사하지만, 누가봐도 기독교인이다.

드라마속에서 기독교라는 요소는 비아냥과 조롱의 대상이다. @사진 네이버

오징어 게임속 세상은 하나님이 존재하지 않는.. 아니 존재하더라도 배제한 세상이다.
게임속 세상만 그럴까? 기훈(이정재)이 최종우승후 현실로 와서 길거리에 버려진다.
그때 '예수 천국 불신 지옥 피켓'을 들고 전도하는 사람이 등장한다.
결박당한 채 버려진 기훈에게 찾아온 그는 섬뜩하게 웃으며 이렇게 첫마디 말을 건낸다.

"예수 믿으세요"

물론 감독이 대놓고 반기독교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분노할 필요는 없다.
인정할것은 인정해야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만들어 놓은 이미지들이니 어쩌겠는가?

 드라마속 '예수 천국 불신 지옥 피켓'을 들고 전도하는 사람 @사진 네이버


이렇게 드라마가 그려내는 오징어 게임속 그리고 현실 속의 세상은
비인격적인 세상, 불통의 세상, 아버지가 부재한 세상이다.
아버지가 부재한 세상은
말그대로 탕자가 아버지의 품을 떠난 비참하고 무자비가 존재하는 세상이다.
말그대로 게임속 세상이다. 아니 게임과 현실이 구별되지 않은 그런 세상이다.

그런데도 그리스도인으로서 이 드라마를 본 후에 머리속에 맴도는 대사는 이것이었다.

' 아직도 사람을 믿는가?'

오징어 게임속 세상에서도, 드라마의 현실속에서도 지금 우리의 삶속에서도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질문하는 것같다.
모든이들이 드라마속 전도하는 이가 십자가를 바닥에 놓고
버려진 이의 안대와 묶인 손을 풀어주며 예수 믿으세요가 아닌 괜찮으세요? 무슨일이세요?
라는 인격적이면서 상식적 대화가 이루어질것을 기대하는 것처럼

그래도 기독교가 인격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믿는가?
세상이 선하다고 믿는가?
하나님이 이 현실에서 존재한다고 믿는가?

모든이들이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기대하는 것같다.
아니 이제는 그런 세상을 직접 보기를 원하는 것같다.

드라마의 마지막
일남과 기훈의 마지막 대화가 기억난다.

일남이 눈을 감기직전 창밖에 차가운 겨울 눈보라속에 죽어가는 걸인을 두고 마지막 게임을 한다.

“자정이 되기전에 누가 가던길을 멈추고 저 냄새나는 인간 쓰레기를 도와주겠나?”
그러나 세상은 차갑고 잔혹해 보인다.

일남이 이제 숨이 멎기전 눈보라속 죽어가는 걸인에게 경찰과 찾아온 한 사람을 보며 기훈이 이렇게 말한다.

“왔어… ‘사람’ 이 왔어!…”

결국 드라마의 감독이 그리고 세상 사람들이
그리스도인들에게 교회들에게 바라는 게 무엇인가 엿볼 수 있다. 

'사람이 왔다!' 

그저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구마를 먹은 것처럼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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