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는 최근 온라인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아버지 A씨의 사례를 소개했다.
A씨는 당시 글에서 “어제 아들이 ‘친구들이 개거라고 한다’고 울면서 말하더라. 개거가 뭔가 했더니 ‘개근 거지’더라”라며 “학기 중 체험 학습이 가능하다는 안내는 받았는데 안 가는 가정이 그렇게 드물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했다.
그는 “외벌이로 월 실수령액이 300만~350만원이다. 생활비와 집값을 갚고 나면 여유 자금이 없는 형편”이라면서도 아들을 위해 해외여행 비용을 쓰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국내여행을 제안했으나 아들이 “한국 가기 싫다. 어디 갔다 왔다고 말할 때 쪽팔린다”고 했기 때문이다. A씨는 “체험학습도 다른 친구들은 괌, 싱가폴, 하와이 등 외국으로 간다고 하더라”라며 결국 아내와 상의 끝에 아내와 아들 둘이서만 해외여행을 다녀오기로 하고, 저렴한 항공권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SCMP는 “전문가들은 ‘개근거지’라는 표현을 물질주의와 성공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의한 사회적 압박과 관련있다고 본다”며 “전문가들은 그것이 심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했다. 매체는 한 아동학 전문가를 인용해 “성장기에 ‘개근거지’라는 말을 듣는다면, 그 낙인이 평생 흉터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김가연, “여행 못 가면 ‘개근거지’ 놀림 받는 한국 아이들”…외신도 주목했다, <조선일보,2024.07.10>
과거 개근은 성실의 상징이었다. 학교 수업에 열심을 내어 정한 수업일수를 빠짐없이 채우면 개근상을 받았다. 그 개근상은 정말 최고의 자랑거리였다. 그런데 오늘날 개근의 개념이 바뀌었다. 워라밸을 중히 여기면서 개근은 물질, 시간적 여유가 없어 여행을 가지 못하는 사람들만 해당되는 사회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결국 '개근거지' 라는 신조어 까지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개근거지라는 표현이 물질주의와 성공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의한 사회적 압박과 관련있다고 본다.즉 개근거지라는 딱지를 받지 않게 하기 위해 체험학습등을 빌어 해외여행을 추진한다. 방학동안 한 달이라도 문화탐방이 이라는 이름아래 유럽이나 언어연수등을 다녀온다. 경제와 시간적 여유가 없어 해외 여행은 물론 국내여행도 다녀올수 없는 가정의 자녀들은 노골적으로 거지라고 놀림을 받는다.
이제 앞으로 자녀들에게 성실에 관해 그리고 의무와 책임이라는 도덕적 가치를 어떻게 가르치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성실하게 살아온 아이들, 도덕적 의무를 다한 아이들이 받는 소위 개근거지라는 딱지가 앞으로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수 있을까?
개근은 성실함에 대한 상징이다. 그런데 이 성실함의 상징이 물질, 시간적 여유 없음의 기준이 되었고, 결국엔 거지라는 비하적 발언이 접속되어 혐오와 차별의 상징이 되었다. 혐오와 차별적 발언인 개근거지 라는 신조어가 이렇게 아이들 세대에까지 퍼지는 것은 부모된 우리의 책임이 아닌가 심각하게 우려된다. <20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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