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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한 기대 (삶)/신뢰의 길

기대수명

by 바울과 함께 걸었네 2022.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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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심방 기간이다. 셀리더 권사님댁에 모여 예배를 드린다.
다른 교회 목사님들은 심방을 어떻게 드리는 지 모르겠지만,
나는 제일 먼저 셀리더를 통해 받은 셀가족들의 기도제목을 먼저 확인을 한다.

그리고 한 분씩 기도제목을 다시 여쭙는다. 그 사이에 하나님께서 가정안에 주실 말씀들....
또한 기도제목을 들으며 하나님께서 말씀하실 것들을 기다린다.
심방은 권면하는 사역이요 권면은 그 사람을 하나님께로 가까이 오도록 하기 위한 사역이다.
어쩌면 생명으로 인도하는 사역 그 자체다. 그러니 심방은 목회자에게 가장 중요한 사역중 하나라고 볼수있다.

한 집사님께서 주신 기도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모든 것이 은혜였습니다. 제 기대수명이 임받했는데 어떻게 될지는 알수 없지만 명쾌하게 미련없이 떠날수 있었으면 참좋겠습니다.
아무것도 해준게 없는 제 아이들을 잘 살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기도제목을 받고는 조심스럽게 여쭤보았다.
"집사님 기대수명이라는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네 목사님, 제가 바라는 기대 수명이 있는데 그게 내년이에요 ㅎㅎ"
부끄러운듯 고개를 떨구시며 말씀하셨다. 실없는 소리를 했나 싶으셨는지 허탈한 웃음을 내보이셨다.
"집사님, 그게 무슨 소리세요....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해 사는 거지 은혜로 사는 인생에 기대수명은 뭐래요?"
"목사님, 하나님은 은혜로 우리에게 인생을 주셨다는데, 너무 오래살면 그것도 아닌것 같아요...그냥 적당히 살다가
적당한 시기에 천국가고 싶어요."
"집사님, 천국갈 자신은 있으세요?...."
사실 집사님의 태도에 목회자로서 화가 났다. 대답도 성의가 없으셨을 뿐아니라 지금까지 신앙생활하면서
적극적이지도 하나님의 깊고 오묘함을 맛보고자 하는 마음도 없이 그저 적당하게 살아오셨다.
어떻게 그러면서도 하나님의 은혜를 운운할수 있고, 더욱이 인생을 마음대로 제단하며 그렇게 사실수 있으실까?

"집사님, 우리의 인생은 은혜로 얻은것이고 우리가 천국가는 것도 은혜로 가는 것 맞아요...
그러나 모든 것이 정말 은혜로 주어진 것이면 왜 우리 신앙의 선배들은 있는 곳에서 하나님 나라를 맛보려고 했고
죽기까지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쳤고, 왜 하나님의 깊고 오묘한 것을 맛보려고 그렇게 살아갔을까요? 인생을 길게 살든 짧게 살든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단 하루를 살아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인생을 성실하게 사는 게 중요하지요... "

그러자 집사님께서 뜻밖의 말씀을 하셨다.
"목사님... 맞습니다... 그런데 제 삶이 너무 힘들어요....
오래 살아봐야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고 부담만되네요. 그래서 제 기대수명을 정해놓고 제 기도에 응답해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기대수명' 이라는 말이 그 집사님께서 지금까지 살아오신 삶의 어쩌면 전부였을 아니 하나의 상징과 같은 것이었다.
목사는 그저 한 사람이 생명에 접근하도록 깨우치기도하고 때로는 혼내기도한다.
예수 잘 믿게 하기위해서 참으로 많은 노력을 한다. 그러나 그 앞서 그 사람의 삶의 이야기들, 흔적들을 들여다보지 않은채
생명으로 인도하겠다는 목적으로 좋은 말들을 나열부터 한다.
기대수명 이라는 말 앞에서 이 분의 삶이 참으로 쉽지 않구나... 녹록치 않은 인생속에서 그냥 하나님께서 자신을 거두어 가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가득 담겨있다는 사실을 목회자가 충분히 이해하고 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미 한 주가 지난 이야기 이지만, '기대수명' 이라는 단어가 계속 머리속에 맴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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