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선교단체 시절 읽었던 래리 크랩의 『아담의 침묵』, 이제는 책장 깊은 곳에 묻혀버렸지만,
최근 청년사역을 다시 시작하며 “진정한 남성성의 회복”이라는 화두 앞에서 다시 그 내용을 떠올리게 되었다.

이 책은 단순히 남성다움을 말하지 않는다. 더 깊고, 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진정한 남성성은 무엇이며, 그것은 어떻게 회복될 수 있는가?"
1. 침묵한 첫 번째 남자, 아담
저자는 인류 최초의 남자, 아담에게서 출발한다. 하와가 뱀과 대화할 때, 아담은 그 곁에 있었다.
그러나 그는 말하지 않았다. 개입하지 않았다. 책임을 회피했다. 이 '침묵'은 단지 말하지 않음이 아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지 않는 존재 방식, 바로 그 내면의 붕괴가 시작된 것이다.
이 침묵은 오늘의 남성들에게도 반복된다.
관계 앞에서, 아내와 자녀 앞에서, 교회와 공동체 앞에서... 우리는 침묵한다.
마음을 내놓지 않으며, 책임을 회피하고, 감정을 숨기고, 하나님이 맡기신 사명을 미루고 있다.
2. 잘못된 남성성의 두 얼굴: 지배와 도피
저자는 침묵의 결과로 나타나는 두 극단적 남성상을 지적한다.
- 지배적인 남자: 자기 불안을 숨기기 위해 통제하고 군림하려 한다. 그는 강한 것 같지만, 실상은 두려움에 찌든 존재다.
- 도피하는 남자: 책임을 피하고 현실을 회피하며, 관계 안에서 자신을 드러내기를 두려워한다.
그는 부드러워 보이지만, 실은 사랑할 용기가 없는 남자다.
둘 다 아담의 침묵이 낳은 그림자다. 진정한 남성성은 이 양극단과는 전혀 다르다.
3. 진짜 남성, 예수 그리스도
저자는 진정한 남성성의 회복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찾는다.
예수는 침묵하지 않으셨다.
아버지의 뜻 앞에 “아멘”으로 응답하셨고, 죄의 무게를 짊어진 채 겟세마네에서 피땀을 흘리셨다.
무기력하지 않았고, 지배하지도 않으셨다.
사랑하고, 인도하며, 책임지셨다.
그리스도인의 남성성은 그분을 닮는 데서 출발한다.
아내를 사랑하며, 자녀를 품고, 공동체를 위해 책임지는 존재.
부드러움과 강함이 공존하는 내면, 기꺼이 희생하며 말하는 용기.
이것이 하나님이 본래 창조하신 남자의 얼굴이다.
4. 회복의 길: 진실과 관계, 그리고 내면의 용기
회복은 단순한 결심이나 자기계발로 되지 않는다.
저자는 내면 깊은 곳의 상처와 두려움을 정직하게 마주하는 데서 출발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상처를 하나님의 은혜 앞에 드러내고, 공허함을 감추지 않으며 관계 안에서 살아갈 용기를 갖는 것이 회복의 여정이다.
특히 저자는 "남성은 부름 받은 존재"라는 점을 강조한다. 하나님이 맡기신 책임을 외면하지 않고, 사랑 안에서 인도하는 리더십을 감당하는 것.
그 길이 때로 고통스럽고 불완전하더라도, 하나님의 임재를 신뢰하며 걷는 것, 그 자체가 회복의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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